200만 암재활환자에 대한 제1회 정책세미나 참관기 (2)
어제 포스팅에 이어 200만 암 재활환자에 대한 환자분류표 등재의 당위성과 방안 제1회 정책세미나 참관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기조 강연에서는 순천향대학교 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은석 과장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암 환자를 만나고 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입장에서 치료율이 굉장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환자들을 접하게 될 때, 나는 과연 ‘어떤 치료’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에 빠져들기도 한다는 경험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장에 의료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지향점에 대해 예시를 들어준, 미국의 복합 암 치료 시스템은 가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소개된 내용은 몸에 있는 종양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닌 암이라는 병과 함께 병들어버린 마음까지도 치료가 필요함을 인지하고 복합적 치료팀을 꾸려,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복합치료를 설명하기 위해 암 치료 후유증 중 가장 빈번하고 두드러진 증상 중 하나인 림프부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진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ymphedema_limbs.JPG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림프부종에 의한 비정상적 비대칭적 부어오름은 건강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주고 환자의 정신적 슬픔과 사회적 박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암 치료 시, 후유증과 정신과 마음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미국의 이 시스템은
1) 의사 집단(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전문의로 구성)과
2) 재활간호 전문인력,
3) 재활치료사(직업치료, 림프부종 치료),
4) 레크레이션치료사,
5) 언어 병리학자를
팀으로 묶어 종양 치료에서부터 후유증 케어 그리고 재활에 이르기까지의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이것이 앞으로 암 환자를 사회로 돌려보낼 수 있는 진짜 치료 프로그램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요?
주 치료를 진행하는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도 진료하는 의사도 모두 행복하기 어려운 구조인 ‘3분 진료’라는 씁쓸한 키워드가 존재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 환자 스스로가 좀 더 치료받고 싶고 케어받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 요양병원입니다. 오늘날의 요양병원은 환자의 니즈 충족을 위해 지지적 치료방법(고주파온열치료, 미슬토, 고용량비타민, 세레나제 등)을 찾아 사용하고 있으며 심리치료사, 레크레이션(음악, 원예, 미술 등) 치료사, 재활치료 운동치료 프로그램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영양학적 보조를 위해 암 환자를 위해 특별 식단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수술, 항암, 방사선만으로는 완전한 치료(치료 + 치료 후 심신케어 +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가 어려운 현실을 어찌 보면 지금의 요양병원이 환자의 요구에 발맞추려 노력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국 암 재활협회 기평석 부회장(가은병원 원장)은 정신과 전문의로서 자신이 운영하는 재활 요양병원에서 암 환자를 위한 정신적 치료와 재활의 필요성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적용해 옴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가운데 환자분류표라는 암초가 병원과 암 환자 모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 받는데 어려움을 야기하기에 암 환자의 치료 실태를 반영한 부합하는 환자 분류표가 필요한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또 다른 발제자 또한 정신과 전문의로서, 암 재활환자의 정신과적 대표 병적 상태로는 우울, 불안, 불면, 섬망 등이 발생함을 주목, 이에 대해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그리고 집단치료 등이 필요하므로 지속적인 정신적 치료가 중요함을 더불어 주장하였습니다.
병원에서의 치료는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병원 측의 입장에서는 환자들이 아무리 요구를 하고 또, 양질의 서비스를 시도 및 유지하고 싶어도 수익구조가 좋지 않으면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지지적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인 요양병원에서 합당한 수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환자분류표가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의료서비스가 점진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서 예를 든 미국의 암 환자 치료 프로그램처럼, 각 분야의 전문인력이 양성할 수있는 여건과 전문치료인력들이 치료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되어야 치료에 집중해야 할 환자가 아픈 몸을 이끌고 스스로 치료받고 케어할 곳을 찾아 헤매는 유목민과 같은 생활을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암 정책 사업은 환자가 원하는 지지적 치료보다는 각 지역 거점이 되는 대형병원에 다학제 의료에만 치중되어있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다학제 의료는 필수불가결한 치료 방법입니다. 그 점이 활성화되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일이나, 암 정책 사업이 환자의 피부에 닿을 수 있도록 지지적 치료 지원을 비롯해 암 환자가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 프로그램의 구성과 전문인력을 양성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토론 패널 중 한 분이셨던 뇌종양 환우회 대표는 이 정책세미나가 암 환우의 고충을 전달하는데 부족하였으며, 병원 측의 의견이 조금 치우친 것이 아닌가 아쉬움이 짙은 자리였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암보험 청구에 있어 중립적 위치로 바른 판단을 해야 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번번이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암 환자들의 많은 고통 중에서도 경제적 측면의 아픔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임 광주지원장만이 참석하였기 때문에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장을 들어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큰 토론자리였습니다.
환우회 대표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는 많은 환우분들이 있었습니다. 탄식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내용의 주인공은 구강암 환우입니다. 식도 부분 절제 후유증으로 인해 성대에 문제가 생겨 말을 할 때, 빈번한 떨림이 발생해 언어 장애의 겪게 되었음을 밝혔습니다. 해당 환우는 언어장애 개선을 위해 성대 근육에 보톡스 시술을 통해 언어 장애를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음을 알고 주기적인 보톡스 시술을 통해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보톡스는 식약처 등록 항목이 미용 시술 목적으로 비급여 항목에 해당합니다. 근육 손상과 관련해 치료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단순 미용 목적이 아닌 수술후유증이나 각종 근 손상에 시술하기도 합니다.
미용 목적이 아닌 각종 질환이나 후유증에 의해 필요하다면 고가의 미용 시술 비용과는 별도로 의료비용 항목이 추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질의를 환자 본인이 식약처에 의뢰한 결과는 참으로 황당하였습니다.
의뢰 답변의 내용은, 해당 내용 필요성을 식약처 자체에서 개진할 수 없으므로, 수요 필요자가 직접 365일 민원제기를 한다면 향후 개선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의약품은 병을 고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것도 있습니다.
민원사항이 재고의 여지가 있다면, 정부 기관이 나서 실 수요자의 조사와 수요자의 분포도에 따른 자발적 정책 제안과 실행이 굉장히 필요하고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 안타까운 목소리였습니다.
이처럼 열띤 토론은 정해진 대관 시간을 훨씬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의견을 서로 토론하기에는 부족했으며,
환자분들은 우리들의 의견을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던 자리인 것 같다.
병원 관계자들은 병원 측의 개선 포인트가 명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좀 더 보완이 필요한 것 같다.
등의 참석했던 모두가 각자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암 재활환자를 위한 ‘첫 번째 세미나’로 참석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자리가 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었기에 부족했던 부분은 향후 이런 자리를 계속해 만들어가며 채워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환자분들의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안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리를 함께하여 본격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한 자리로 거듭나 이 자리의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라는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세미나 주최에 힘써주었던 전혜숙 의원의 마지막 말처럼
200만에 육박하는 암 재활환자들의 목소리가 닿아 정말로 필요한 정책이 하루빨리 눈 앞에 펼쳐질 그날을 기다리며, 앞으로 계속해서 열리게 될 암 재활환자를 위한 정책 세미나를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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